[United States] California, Los Angeles #1

2023. 10. 10. 18:39Life/United States

여행 전날 기숙사 방을 옮겼다

 

뉴욕 vs LA 하면 늘 뉴욕을 선택했던 나여서 추억팔이를 할 때도 항상 뉴욕 여행만 했었는데,

얼마 전에 구글포토에 들어갔다가 LA 사진을 보고 얼른 일기를 써야지 싶었다.

사실 LA 여행은 교환학생 기간 동안 다닌 4번의 여행 중 가장 힘든 여행이었다.

여행 가기 전부터 기숙사 문제로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고 있었고

여행 시작과 끝에 공항에서 난항을 겪어서 다녀온 뒤에는 완전 진이 빠져있었다.

덕분에 미국에 대한 환상을 어느 정도 깨게 되었고 맷집도 늘었던 것 같다.

 

여행 전날 분명 좌석 선택을 하고 항공편 체크인을 완료했다고 생각했다.

별 걱정 없이 새벽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공항까지 이동했다.

버스가 공항에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체크인을 했으니 캐리어만 잘 부치면 되겠지 싶었는데

키오스크로 체크인 내역을 확인하니 계속 조회가 되지 않았다.

직원분께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탑승구 가서 얘기해보자고 해서 둘이서 공항 안을 막 뛰어다녔다.

근데 탑승구에 있는 직원분이 승객 명단을 보더니 타야 할 사람은 다 탔다고 하는 거다..

SYR > IAD > LAX 여정 중 SYR > IAD 를 못 탔으니 결국 다음 것도 놓치게 되는 상황이었다.

다음 항공편에 나를 stand by list에 넣어주셨지만 사람이 빠지지 않으면 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것마저 못 타면 친구들을 다음 날 점심에나 만날 수 있는 상황이었어서 멘붕이었다.
커피를 시켰지만 한 모금도 못 마시고 다시 아래 층 항공사 직원께 찾아가 혹시 빠진 사람 없는지 여쭤봤더니

나보고 운이 엄청 좋다고 하시면서 방금 한 명이 빠졌다고 바로 그 자리로 배정해주겠다고 하셨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려서 가족한테도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비행기 안에서.. 울면서 찰칵...

 

우여곡절 끝에 IAD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다.

하지만 또다른 고비가 있었으니, 착륙 시간과 다음 비행편 이륙 시간 텀이 10분도 안 돼서 놓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미국이란 이런 건가, 여행 한 번 가기가 왜 이렇게 힘든 건가, 왜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가 하며 눈물을 삼켰다...^^

 

옆 두 자리에는 미국인 둘이 탔는데, 나처럼 여름방학 동안 여행을 가는 대학생이었다.

미국인답게 초면인 둘은 앉자마자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지만 나는 대화할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내가 혼자 창밖만 보면서 눈물 꾸역꾸역 삼키고 있으니까 옆에 앉은 친구가 슬금슬금 눈치를 봤다 하하..

내릴 때가 되니 다음 비행편을 바로 타야하는 승객들이 있으니 배려해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옆 친구들에게 내가 바로 다음 비행편을 타야하는데 자리를 복도쪽으로 바꿔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주 흔쾌히 자리를 바꿔주고, 내가 가방 메면서 튀어나갈 준비를 하니 go get it! 이라고도 해줬다.

나처럼 LA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같이 IAD 공항에서 또 한바탕 뛰었다.

결국 아슬아슬하게 탑승을 해서 무사히 LA까지 가게 되었다.

(이렇게 파란만장하길 바라지 않았는데요)

 

 

 

새하얗게 질려버린 나

 

무사히 현조네 삼촌댁에 도착했다.

그동안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서 보자마자 방방 뛰고 난리 날 줄 알았는데

셋다 생각보다 덤덤해서 맞다 우리 그런 성격 아니지, 하고 깨달았다 ㅋㅋㅋㅋ

그래도 친구들이 너무너무 반갑고 삼촌댁이 너무 좋아서 행복했다.

친구들이 포장해 온 팟타이를 먹고, 다음날 어떤 옷을 입을지 열띤 토론을 하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일어났더니 삼촌분께서 쪽지를 남기고 일찍 나가셨다. 왠지 동숲 같은 느낌 🌿

동부에 있을 땐 매일 추워서 덜덜 떨었는데 맑고 화창한 서부로 오니 새로웠다.

 

 

 

너무나 LA 같은 풍경

 

 

 

Caffé Etc

 

 

Walk of fame으로 걸어가는 길에 브런치 집을 발견해서 아침을 먹었다.

여행 가서 아메리카노와 브런치를 먹는 걸 좋아해서 하이텐션이었다.

다 다른 학교에서 지내고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

현지 친구와 여행을 가는 것도 좋았지만 10년을 알고 지낸 친구들과

함께하는 해외여행이 주는 안정감은 비교할 수도 없이 컸다.

 

 

 

Walk of Fame

 

아침을 다 먹고나서 바로 Walk of Fame으로 향했다.

배우, 가수, 코미디언 등 다양한 유명인의 이름이 박혀있었다.

아는 이름 찾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찾고 싶은 이름이 안 나와서 한참 걸어다녔다.

 

 

 

Hollywood Pantages Theatre

 

중간에 극장도 발견했다.

 

 

 

El Capitan Theatre

 

또다른 극장도 보았다.

이제 보니까 Turning Red를 홍보하고 있는데 정말 재밌게 봤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아시아계 이민 2세 청소년이 주인공인데,

영화를 볼 당시 아시아인 수가 손에 꼽히는 미국 학교에 있었어서 그런지 캐릭터가 괜히 더 반가웠다.

 

 

 

Avengers Star

 

영화 시리즈 Star이 모여있는 곳에서 어벤져스 Star도 발견했다.

 

 

 

Scarlett Johansson Star

 

드디어 내가 사랑하는 배우 발견

이거 찾는다고 친구들도 같이 뚫어져라 바닥만 보면서 걸어다녔다 (고맙다..❤️)

머쓱해하고 있으니까 친구가 이때 찍지 언제 찍냐면서 사진을 엄청 찍어줬다 ㅋㅋㅋ

여행 첫날은 이것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럽고 꽉 찬 날이라고 생각했다.

 

 

 

이..이렇게 찍으셨군요

 

 

 

Hollywood Sign

 

우버를 타고 Hollywood Sign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할리우드 사인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여러 곳이 있는데 우리가 내린 곳은 사인이 조금 멀리 보이는 곳이었다.

근처에 그리피스 천문대가 있었는데, 여행 전부터 다은이가 여기서 노을 지는 거 못 보면 죽음 뿐이라고 했었다 ㅋㅋㅋㅋㅋ

해가 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어서 할리우드 사인 근처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라라랜드 주인공처럼 입은 친구 💃🏻

 

 

 

셋이 까불면서 찍은 사진이 많지만 점잖게 나온 사진만 올려본다

 

아무리 걸어도 사인과 가까워질 생각을 안해서 결국 다시 돌아왔다.

큼지막하게 못 본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작게나마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HOLLYWOOD 글자만 봐도 주는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나도... 👀 💭

 

 

 

Griffith Observatory

 

줄이 길까봐 걱정했는데 입장은 생각보다 간단했던 그리피스 천문대

백신 접종 증명서만 보여주면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이곳이 왜 유명한가 했더니 라라랜드에 나온 장소라고 한다.

 

 

 

 

천문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요시고 전시가 생각나기도 했던 모습이었다.

엄마한테도 이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잠시 영상통화를 했다.

엄마가 김치빈대떡을 굽고 계셔서 너무너무 먹고 싶었다...

 

 

 

 

외국인분께 부탁드려서 기대 안했는데 맘에 들었던 사진

찍어주시는 분도 열정적으로 찍어주셔서 재밌었다 ㅎㅎ

그리고 여기서 현조가 바나나를 까먹었는데 심슨 같았다

 

 

 

저 멀리에 보이는 Hollywood Sign

 

 

 

 

라라랜드 OST를 들으면서 노을 지는 모습을 구경했다.

뉴욕과 달리 높고 길쭉한 빌딩은 없지만 LA 역시 대도시다보니 지평선까지 온통 건물들로 가득했다.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 중에선 한국인들도 있었는데 대화 내용이 우리랑 별반 다르지 않아서 웃겼다.

 

 

 

<3 <3 <3

 

 

 

왠지 기자같이 나온 사진

 

야경까지 눈에 담고 나서 쌀쌀해진 날씨에 추위를 느끼며 내려왔다.

택시가 잡히지 않아서 당황했는데 시내까지 가는 무료 버스가 있어서 우르르 탑승했다.

 

 

 

Kabuki

 

숙소 근처 일식집에서 저녁으로 라멘과 스시를 먹었다.

사실 이때 디즈니랜드 티켓이 매진이라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일단 맛있는 게 입에 들어오니 그렇게 슬프진 않았다.

무엇보다 유니버셜스튜디오를 갈 예정이었어서 괜찮았다.

 

 

 

첫날 끝!